사랑 글귀 - 비라도 내리면 날 생각 해줄까

사랑 글귀를 가지고 왔습니다. 오늘의 사랑 글귀를 읽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비라도 내리면 날 생각 해줄까

 

그 사람은 유난히 비를 좋아했어요

하늘 저 멀리에서부터 먹구름이 드리울 때면

소풍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행복해하는 그였죠

 

비 오는 날이면 빗소리가 좋다며

우산을 쓰고 온종일 비 구경을 가는 그 사람을

처음 만난 것도 비 오는 날이었어요

 

우산이 없어서 잠시 편의점에서 비를 피하고 있던 저에게

그 사람은 영화처럼 다가와서 우산을 줬죠

 

소나기라고 우산을 사지 않았던 나의 모습이 

그 사람의 눈에는 안쓰러웠던 걸까요?

 

그렇게 우산을 받아 든 나는

왠지 모르게 그 사람의 뒤를 따라갔어요

 

빗소리에 나의 발자국 소리가 묻혔기에

바로 뒤까지 가서 말을 건 내 목소리에 

그 사람은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내가 따라올 것을 은근히 바란 눈치였어요

 

그날의 우산으로 우리는 인연이 되었고

비가 내리는 날에 꼭 만나서 산책을 하다가 

연인이 되었어요

 

비가 오면 짬뽕을 같이 먹고, 호수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물결을 감상하고

차 안에서 우두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다가 사랑을 나눴죠

 

전생에 우리는 구름과 비였을까요

사랑을 점점 알아가던 우리의 장마가 끝나버렸어요

 

그 사람과의 만남은

긴 여름에 찾아오는 짧은 장마와 같았어요

 

이제 누구와 우산을 쓰고, 빗소리를 들을까요?

 

그 시절 비보다 당신을 더 좋아했던 나를 기억해 주길 바랍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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