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글귀 - 비가 오면 찾아 갈게요

사랑 글귀를 밥 짓듯이 지어 왔습니다. 오늘의 사랑 글귀를 읽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비가 오면 찾아갈게요

 

약속 없는 날이 좋다

늦게 일어나도 괜찮고

귀찮게 꾸미고 나가지 않아서 좋다

 

무료함 속에 값진 보물이 숨겨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 될까

너무나 조용한 방 안에 홀로 귀를 기울이니

시간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째깍째깍

초침 소리는 마치 시간이 오는 발소리 같았다

 

나에게로 오는 시간을 돌려 세운 다음

네가 있던 시간으로 뛰어가라고 부탁했다

 

잠시 망설이던 시간은 

윙크를 날리고서는 달려갔다

 

창밖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네가 좋아하던 먹구름 가득한 흐린 날의 소나기였다

 

비를 따라 너도 왔을까

창밖으로 우산들이 둥둥 떠다닌다

 

바다 위를 유유히 떠있는 부표처럼

우산도 넘실 넘실 거린다

 

빗소리를 가르며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너무나 그립던

그토록 보고 싶던

네가 날 불렀다

 

마치 그때처럼 말이다

 

"비가 오면 찾아갈게요."

 

그 사람이 안심시키듯 했던 말

 

머나먼 길을 돌아온 나에게 

다시 한번 네가 왔다

 

멈추지 말기를

이 비에게 부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