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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관련 정보

공시생을 위한 사회복지 공무원 근무 환경 완결판

by 나다니다 202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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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께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사회복지 공무원 응시생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생활하면서 느낀 것들을 낱낱이 알려드리겠습니다.

 

사회복지 공무원 동기

여러분들은 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합니까?. 자신의 안정된 생활을 위해서 준비하는 분들도 계시고,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남들이 하니까, 다른 직업 할 게 없어서, 주민들을 돕고 싶어서 등 많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필자의 경우에는 몸이 편찮으신 가족을 보며 자라오면서 복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복지학과를 가게 되었고, 사회복지 공무원을 준비했습니다.

 

어려운 분들을 돕고 싶은 동기가 있었지만, 저의 마음 깊은 곳에는 다른 뜻이 있었습니다. 안정된 월급과 좋은 대우를 받는 것에 더 초점을 맞췄던 것입니다. 물론 입으로는 어려운 분들을 돕고 보람된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지만, 무의식 중에는 자신의 안위만 생각했던 것입니다. 내적 동기가 제대로 서있지 않으니 많은 업무와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이 몰아치자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회복지 공무원의 난이도

필자는 시군구청에서 7년간 근무하고, 읍면동 주민복지센터에서 3년간 근무를 하고 퇴직을 하였습니다.

솔직히 처음 입용될 당시에는 편하게 일하고 일찍 퇴근하는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완벽히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평소, 동네에 있는 주민센터에 방문할 때, 그저 쉬워 보이는 일 같았는데 막상 임용되고 보니 공룡의 발가락만 보고 무시했던 제가 실제 공룡의 몸통을 보고는 기겁을 한 것입니다.

빵 만드는 제빵, 일반 요리, 꽃 만드는 플라워리스트 등 모든 직업은 멀리서 그저 바라보면 누구나 할 수 있어 보이고, 쉬워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정말 쉬운 게 하나도 없습니다.

실제로 임용되고 그제야 사회복지 공무원 업무의 늪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군구청에는 도청 등 상급 기관에서 업무 지시 사항을 받아서 읍면동으로 배분해 주는 일을 주로 합니다. 큰 틀은 그렇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각종 사업과 행사진행, 기관 관리, 읍면동 복지 대상자 관리 등 나눠지며, 여기에서 또 여러 갈래로 계속 일이 세분화됩니다. 

 

시군구청이든 읍면동이든 사회복지공무원의 숫자가 적은 편입니다. 보통 한 명이 1.5배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필자의 같은 경우는 시군구청에서 근무할 때는 오전 8시 30분쯤 출근해서 오후 10시 ~ 11시까지 몇 년 동안 야근을 했습니다. 야근하고도 일이 넘쳐서 주말에도 무조건 나왔습니다.

 

그날 일을 야근까지 하면서 하지 않으면 다음날에 몇 배나 일이 더 쌓이는 상황이라 무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읍면동 근무 당시에도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근무할 때는 야근도 많았고, 신청 접수 기간에는 점심도 제대로 못 먹는 날이 많았습니다. 

사회복지 공무원의 하루

읍면동 복지직 1. 인구가 별로 없거나, 복지 대상자가 적은 곳은 상대적으로 편한 날도 있습니다.
2. 복지직이 모자란 경우는 한명이 모든 업무를 다하게 됩니다. 쉽게 예로들면 혼자서 음식점의 모든 레시피를 다외워서 손님을 상대하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에 전문성이 떨어지고, 가끔 오는 업무의 민원서비스는 대응이 더디거나 서툴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인구가 많은 주민센터의 경우는 업무량이 많습니다. 특히 민원이 많아서 자리를 비우며 잠시 차한잔 할 시간도 부족할수 있습니다. 점심도 10분 내로 먹고 민원을 보는날도 많습니다.
4. 아침에 출근 전부터 입구에 수급자, 자주오는 악성민원, 어르신들 께서 기다립니다. 컨디션이 안좋은 날은 아침부터 너무 힘이 듭니다. 컴퓨터를 켜기 전부터 본인 것을 들어달라고 소리치고 화를 내십니다. 그럼에도 밝게 웃고 응대하지만 마음은 시들어갑니다.
5. 지역 행사업무가 많고 본인이 주체하는 회의나 작은 행사도 있습니다. 
6. 실질적인 민원 출장이 많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하고 대인관계 기술이 좋으면 이득입니다.
7. 악성민원이 많습니다. 정말 상상이상으로 많습니다. 동기 중에는 변을 당한분도 참 많습니다.
시군구 복지직  1. 도청과 복지부 상급 기관과 일을 합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몰상식한 상급기관 직원중에서는 갑질을 하거나 화를 내거나 하는 일이 많습니다. 적당히 얼굴 안붉히고 넘어가는 부드러움을 갖춰야하지만 시간이 걸립니다. 
2. 국회의원 요구자료가 많습니다. 업무 외로 요구하는 자료지만 정말 필요한 요구자료도 있지만 별로 의미없는 것도 있어서 업무과중이 됩니다.
3. 국민신문고 등 일반 민원 요구사항이 많은데 이것 중에도 악성으로 반복해서 일부러 요구하는 분들도 많아서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4. 읍면동에 업무를 하달하고 챙겨서 받아야하는 위치라서 트러블의 소지가 많습니다. 
5. 확인 조사 등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챙겨야할 일이 많고, 예산 집행과 조사 등의 스케일이 커서 심적 부담이 올지 모릅니다.

 

사회복지 공무원 장점과 단점

장점 1. 보람을 느낄수 있습니다. 
2. 사회적 대우를 받을수 있고, 은행 등에서도 대우가 좋습니다.
3. 일반 사회복지사 보다 월등하게 사회적 대우가 좋습니다. 정말 겪어보지않으면 알수 없습니다. 
단점 1. 만성 우울증 : 복지직 선후배 중에 정신과 치료를 받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2. 악성민원 : 악질 민원, 폭력성 민원 등이 상상 이상으로 많습니다.
3. 승진 느림 : 일반 직렬에 비해 힘이 약해서 승진 시 불이익 받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 처음 임용받고 인사하러 왔을 당시에, 복지직 선배들의 표정이 너무 어두워서 복지일을 하는 사람들이 왜 저렇게 어두울까 생각했습니다.
  • 1년 이상 근무를 해보니 왜 어두운 표정이었는지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불친절하게 하고 싶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일을 하다 보니 너무 지쳐서 본인도 모르게 어둡게 된 것이었습니다.

사회복지 공무원에 대한 생각

어려운 분들을 위해 최대한 친절하게 일하고자 노력했지만, 스스로의 마음을 다독여주지 못해서 마음에 병이 생겼고, 실질적으로 병이 들어 휴직도 했었습니다. 

일이 많은 것은 밤을 새우고 야근을 해서 어떻게든 이겨냈지만, 마음의 병은 무서웠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고, 어려운 분들을 돕고, 그분들께서 진심으로 감사해하시면 너무 보람된 날도 많았습니다.

저는 원래의 꿈이 있어서 도중에 하차를 했지만, 지금도 어려운 분들을 위해 일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돌보지 못해 아파하는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에 질병이 생기고, 허리디스크가 걸리고, 암에 걸리고, 우울증에 걸려도 참아내며 민원들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들이 많습니다. 정부 지원금 받는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그냥 뚝딱 하면 나오는 것 같아도, 그 지원금이 지급되기 전에 수많은 절차들이 있습니다. 그 과정을 책임감 있게 수행해 내는 공무원들을 한 번만 생각해 주신다면 일 안 하고 노는 직업이라고 막무가내로 비난하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복지 공무원 동기와 후배, 선배들 중에서는 우울증 치료를 받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분들이 원래부터 마음이 약한 분들이 아니었습니다. 매일 쫓기듯 일을 하는 와중에도 무작정 화먼저 내는 악성민원들에 시달리다 보니 서서히 마음에 병이 든 것입니다. 

 

병원에 가면 응급실 간호사 분들은 보통 불친절하십니다. 물론 친절한 분도 있지만 보통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차갑습니다.

이해합니다. 매일 매 순간, 아프다고 하며 소리치는 분들을 상대하다 보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하소연을 하고 아프다고 하고 뭔가를 요구하고 소리치면 부정적인 기운이 흘러나옵니다.

간호사들은 그런 부정적인 기운을 매 순간 받아내며 하다 보니까, 본인들도 자신도 모르게 부정적인 성향이 된 것입니다

퇴근 후 적절한 취미 등으로 해소하지 않으면 우울증을 앓게 되거나, 예민함이 고착화됩니다.

 

고로, 복지직 공무원들도, 아니 우리 모든 분들도 매 순간 불친절한 사람은 없습니다. 너무나 친절하게 잘하다가도 어느 날은 지치거나 힘든 게 벅찰 때 자신도 모르게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 것입니다.

10번 친절하다가도 1번 컨디션 안 좋을 때 불친절 하면 그것을 본 민원은 그 공무원은 불친절하다고 낙인찍어버립니다.

냉정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매 순간 친절해야 하는데,  사람의 감정이 그렇게 컨트롤이 잘되는 게 아니라서 복지직공무원들이 특히 마음의 소진이 많고 우을 감이 많습니다.

 

복지직 공무원을 꿈꾸는 분들이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너무 겁먹지는 마시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생각하시고 미리 체험했다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힘들고 아픈 시간이 많을 것입니다. 그래도 민원을 가족이라 생각하시고 마음으로 보듬어 주시면서 주민들을 위해 힘내주십시오. 필자는 그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너무 힘이 들 때는 본인을 더 생각하시고 내려놓고 쉬기도 하시면서 가족들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먼저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현직 복지직 후배나 선배들이 본다면, 힘내시길 바랍니다. 정말 당신은 영웅이시고 존경스럽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무너지고 싶고 화도 내고 싶겠지만 참아내며, 끝까지 주민들과 복지 대상자들을 위해서 일하시는 모습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부디 몸 건강 챙기면서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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