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분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합니다. 꿈꾸던 미래와는 다른 현실에 놀라기도 합니다. 오늘은 공무원 퇴사 고민 끝에 퇴직한 스토리를 말해드리겠습니다.
공무원 마인드가 있는가
저는 장애인과 어려운 분들을 돕고 싶어서 복지학을 공부했었습니다. 좀 더 복지를 체계적인 관점에서 하고 싶은 마음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었습니다. 표면적인 공무원 시험 동기였습니다. 그 내면에는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마음과 안정적인 월급을 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복지로 어려운 분들 돕고 싶은 마음보다 내가 안정적인 월급을 받고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에 공무원 시험을 응시했습니다. 물론 어려운 분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동기도 있었습니다. 공무원은 자신의 이익과 안락함 보다는 그 지역 주민의 생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살겠다는 마음이 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마인드가 없이 그저 월급만 안정되게 받자는 마음으로 공무원이 되면 껍데기 공무원일 뿐입니다. 공무원 합격 후 진심을 담아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그 답은 진정한 공무원의 마인드가 없는 껍데기 공무원이 되었다는 한숨만 흘러나왔습니다.
공무원 생활의 장점
공무원 생활은 퇴사하고 나서야 장점이 확실히 보였습니다. 우선 신분이 보장이 되는 것입니다. 어딜 가든 공무원이라고 하면 무시를 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겉으로는 좋은 대우를 해줍니다. 그리고 일을 열심히 하든 대충 하든 일정한 월급이 나옵니다. 타지에서 자취하는 공무원일 경우 7급이 되기 전까지는 안정적인 월급이더라 하더라도 액수가 적어서 늘 현금 부족에 시달릴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농협이나 은행 지인들과 비교하면서 월급이 적다 생각했는데, 솔직히 공무원 월급은 적당히 충분했습니다. 힘든 부서에서 몇 년간 매일 야근에 시달릴 때는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이 적다고 투정했습니다. 또 상대적으로 편한 부서에 갔을 땐 하는 것에 비해 월급이 많으니 좋았습니다. 밖의 사회에 나오면 무조건 성과위주의 월급이라서 공무원은 성과에 상관없이 근속연수에 따라 월급이 책정되고 급여가 인상되는 점이 대단한 장점입니다. 그리고 휴가도 웬만하면 마음 편히 낼 수 있습니다. 상사나 차석의 눈치도 봐야 하긴 하지만 그들도 국가에 소속된 직원일 뿐이고 나를 채용하거나 해고하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휴가를 낼 수 있습니다. 휴직도 조건만 맞으면 편히 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공무원의 단점
생각보다 일이 많습니다. 어릴 적에 주민센터에서 등본 떼는 공무원만 보고 쉬운 줄 알았는데 정말 실제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10년 동안 6년 이상 매일 야근 11시까지 했습니다. 일했던 추억밖에 없을 정도입니다. 일이 많은 것은 또 쉬운 부서로 발령 나면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기는데 문제는 악성민원입니다. 보통의 국민은 이유 없이 공무원을 미워하고 공격합니다.
'남들 놀 때 공부해서 합격한 나에게 왜 저렇게 공격적이지?'.라고 생각하면서 반발심이 들 때도 있었지만 최대한 친절하게 민원들을 대했습니다. 동기들 중에 자살한 분도 있고, 칼 맞은 분도 있고, 우울증 약 복용, 정신과 치료받는 분들도 많습니다. 많은 업무와 더불어 민원들과의 관계까지 겹치니 정신적으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각종 행사를 준비해야 하고 지역주민들과도 원만하게 소통하면서 잘 지내야 합니다. 육체적인 고됨도 있지만 정신적인 에너지가 상당히 소모가 많이 되는 직업입니다.
공무원 퇴사 고민
저는 퇴사를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적성에 맞지 않아서입니다. 적성에 다 맞춰서 어찌 살아가냐고 반문하실지 모르지만
성급하고 끈기 없이 바로 퇴사한 게 아니고 남들처럼 견뎌보자는 마인드로 5년 이상 버티고 그래도 안되면 그만두자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원래 창의적인 성격이고 혼자 고뇌하고 만들어내는 일을 잘하는 타입입니다. 그런데 그저 월급만 안정되게 받자는 생각으로 행정을 행하는 공무원이 어떤 직업인지도 파악도 하지 않은 채 들어온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정해진 법과 지침에 따라 일하는 공무원은 틀에 맞게 일하면 괜찮은데 그 틀 속에 갇혀있는 기분이라 너무 답답하고 죽을 듯 힘들었습니다. 저는 뭔가를 만들어내고 창조해내고 싶은데 공무원 사회에서는 시키는 일만 해야 했고 축제 관련 기획을 해보고 싶다고 해도 직렬이 맞지 않다고 창의적인 업무도 아예 못하게 막았습니다.
머리가 나쁘지 않으니 곧잘 일을 해냈고, 친절하게 민원도 상대했고, 장관 표창도 받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성공한 공무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속마음은 타들어 갔습니다. 축구를 해야 하는 메시가 농구를 하고 있다면 비유가 적절할 것 같습니다.
열심히 노력은 하지만 정말 원하는 것은 다른 직업인데 억지로 공무원에 머물러 있으니 영혼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30대 초반에 정말 나를 위한,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3년간 준비해서 7급 3호봉 때 퇴사를 했습니다. 남들은 공무원 돼 되고 똑똑하니 또 쉽게 전직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흘린 눈물은 강처럼 많습니다.
공무원 퇴사 이후의 삶
저는 지금 창의적인 일로 살고 있습니다. 공무원 그만 둘 당시에 다시 자리 잡는 시간을 몇 년 간 예상하고 나왔습니다.
비록 공무원 했을 때보다 지금은 수익이 적지만 희망이 있습니다. 공무원 할 때는 돈은 넉넉해질수록 가슴이 허하고 죽고 싶은 마음이 심했는데 요즘은 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 노력과 희망뿐입니다. 물론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도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견딜 수 있는 힘은 바로 진정으로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축구선수 메시가 드디어 농구장을 떠나서 축구장으로 가서 3부 리그부터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자신이 하기 싫고 흥미 없고 애정이 없는 곳에서 억지로 시간을 보내면서 돈만 받는 삶은 정말 껍데기 삶이라 생각합니다. 얼마를 벌든 자신이 하고 싶고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시간은 정말 소중한 나날들입니다. 껍데기로 물 흘러가듯 살지, 본인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지를 생각하고 공무원 퇴사를 결정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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